너른 들판 한 가운데 신기루처럼 자리한 남원 실상사
○소 재 지 : 전북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50번지
○순례일자 : 2013. 11. 4.
실상사는 남녘에서 가장 크고 깊은 지리산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수 만평의 논 한 가운데 놓여 있는
절이다. 이 너른 들판이 여름이면 새록새록 자라는 볏 잎으로 초록바다가 되고 실상사는 그 속에 마치
섬처럼 있으며, 가을이면 벼가 익어 황금물결 일렁이는 그 속에 보물선 마냥 흔들리며 있고, 겨울이면
벼 베인 휑한 들판에 무상(無常) 모습으로 있다. 그리고 다시 봄이면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너른 들판
한 가운데 마치 신기루처럼 자리하고 있다. 불교최초 절인 '죽림정사' 역시도 마을 옆 들판에 자리하였
듯이.
실상사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 붙는다. 우리나라 선문의 효시인 '구산선문' 은 이곳 '실상
산문'에서 부터 시작되었으며, '구산선문 최초 가람'으로서 한국 선풍(禪風)의 발상지이다.
가람 안팎에 화려하고 고색창연한 경관은 없지만 전북도내에서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수의 국보와
보물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실상사가 처음 이곳에 자리할 때는 그야말로 심산유곡이었다. 그러던 곳이 부처님의 품을 찾아든 사람
들로 마을이 이루어지고 그들을 위한 논밭이 만들어지다 보니 오늘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절은 사부대중 누구나의 수행처요, 몸과 마음의 안식을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출가 수행자의 교육기관인 '실상사 화엄학림'은 1994년 조계종의 교육개혁의 성과로 이루어진 조계종
최초의 전문교육기관이다. 또한 실상사에는 불교의 연기 사상을 교육이념으로 삼은 중고등 과정의
학교인 '실상사 작은 학교'가 있다. 교계 최초이자 아직은 유일한 대안학교이다. 또한 역시 교계 최초
이자 유일한 '실상사 귀농학교'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철학을 심어주고 있다.
이 밖에 재가불자들의 협동농장으로서 친환경농사를 짓는 '실상사농장', 절을 중심으로 지역공동체를
꿈꾸는 '사단법인 한생명', 그리고 그곳에서 벌이는 지역 주민을 위한 갖가지 복지와 교육사업 등 역시
다른 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모습들을 가진 곳이 실상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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