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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백암산

법명(法明) 2008. 11. 11. 10:37

[한국의 100대 명산] 백암산

 

○위치 : 전남 장성군 북하면, 전북 정읍시 입암면, 순창군 복흥면

○산행일시 : 2008. 11. 9. 09:40~15:50

○산행코스 : 백양사주차장(09:40)-백양사(2시간체류)-약사암-백학봉-도집봉-상왕봉(정상)-안부

                   -운문암-백양계곡-백양사-주차장(15:50)

 

 

◆100대명산 선정사유

   봄이면 백양, 가을이면 내장이라 하듯이 경관이 수려하고 천연기념물인 비자나무와 굴거리나무가 집단분포

   하고 있으며, 내장산국립공원구역에 포함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하는 백암산(741m)은 호남 최고의 단풍 명산으로 꼽히며 전국에서 단풍나무 종류가 가장 많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공미가 가미되지 않은 이곳의 자생 단풍은 일명 ‘애기단풍’ 으로 불릴 정도로 작지만 색깔이 진하다. 단풍은 회백색의 바위와 천연기념물 제153호인 초록색의 비자나무 숲, 잎이 떨어져버린 검은색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홍시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백암산 자락에 위치한 백양사 또한 아름다운 고찰인데 그이름에 관한 재미있는 유래가 전한다.  어느 날 팔영선사가 약사암에서 불경을 읽던중 백학봉에서 양 한마리가 내려와 법화경 외우는 소리를 듣고 돌아갔다는 데서 그 이후로 '백양산 백양사'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백제 무왕때 여환스님에 의해 창건된 백양사는 고려 덕종때 이르러 정토법문을 열기 위해 한때 '정토사'로 불렸다가 백양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후 1917년 만암선사가 중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백암산은 조선팔경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예전부터 명성이 높았다. 1971년 내장산과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학바위와 조화를 이룬 쌍계루는 연못에 비친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못 속에 뛰어들고 싶은 비경을 자아낸다. 백양사 일대에는 난대성 침엽수인 5천그루의 비자나무 숲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같은 국립공원 구역내에 위치해 있으나, 백암산은 내장산과는 사뭇 다르다. 단풍빛 역시 내장산은 세련되고 깔끔한 도시 아가씨의 화려함이 돋보인 반면 백암산의 단풍은 질박한 토기처럼 수수한 자연미가 일품이다. 새파란 상록수림 사이로 붉은 솜덩이를 던져 놓은 듯 둥실거리는 단풍의 물결에는 차분함이 숨어 있다.

 

몇차례 백양사에 들를 때마다 백암산에 오르고 싶어 백학봉만을 올려다 보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었는데 이번엔 그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산행코스는 백양사-백학봉-상왕봉을 거쳐 백양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고 백양사 아래 주차장을 출발한다.

 

이른 아침부터 단풍 구경에 나선 많은 사람들의 행렬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만 가고 백양사 진입로 주변의 오색 단풍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수많은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연못앞 정자에서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깨우며 자연만이 낼 수 있는 아름다운 색감과 조화에 감탄을 하면서 마음을 설레어 본다.

 

조금 더 지나면 백양사의 비경을 보여주는 쌍계루와 그 앞의 연못, 그리고 뒤로는 거대한 바위덩어리 산인 백학봉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연못속에는 또하나의 정자와 봉우리가 숨어 있어 한참을 물속에 시선을 담갔다 돌아서게 만든다.

 

백양사 입구엔 오색단풍과 비자나무숲, 그리고 계곡에 쌓인 낙엽의 조화로움에 또한번 발길을 뗄 수 없게 만들고, 백양사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을 주변으로 하는 가람과 단풍의 절묘하고도 아름다운 조형미에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한국전통의 절집의 멋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산행이 목적이지만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만 이곳에 주저앉고 싶을 따름이다. 하지만 또다시 백학봉만을 올려다보고 돌아설 수는 없기에 2시간여의 단풍 감상을 뒤로하고 약사암으로 향한다. 시간이 지체되어서인지 사람들의 행렬은 더 늘어나고 약사암으로 오르는 산길은 뒷사람에게 떠밀려 올라갈 만큼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약사암에 오르자 절벽에 붙여 지은 절집 마당앞으로 부는 바람에 산아래 단풍의 물결이 일렁인다. 약사암을 돌아 조금 올라가면 영천굴, 지금은 굴 내부에 불상을 모셔놓은 영천암으로 자리하고 있고 그 입구엔 바위틈에서 솟아나오는 맛깔스러운 석간수 한모금에 흥분되었던 마음을 조금은 진정시킬 수가 있다.

 

영천굴을 지나면 백학봉 정상까지 끝없는 계단의 연속이다. 그러나 힘들면 쉬어가라는 듯 중간중간에 쉼터용 벤치가 놓여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잠시 앉았다 일어선다. 백학봉 정상에 서니 산아래 백양사의 전경이며 백암산의 능선과 골들이 확트인 조망으로 다가온다. 이제 상왕봉 정상까지는 능선을 따라 걷는 부드러운 길이다. 도집봉을 거쳐 상왕봉 정상에 서니 서쪽으로 방장산 너머 고창벌까지도 시야에 추가된다.

 

하산은 상왕봉을 내려서서 안부에서 계곡옆으로 난 길을 따라 운문암을 거쳐 내려간다. 운문암까지는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는 길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가면서 계곡의 단풍을 한번 더 마음에 꼭꼭 담아둔다. 두눈의 작은 눈망울 속은 단풍으로 이미 빨갛게 물들어 있고, 마음도 이내 붉게 물들어 가는 것 같다. 그래도 못내 아쉬움에 뒤돌아 보며 산채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챙긴다.

 

 

 

▼백양사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한창 절정에 이른 단풍이 연못 주위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백양사로 향하는 길

 

▼계곡에 닿을듯 말듯 늘어진 가지마다에도 가을의 정취가 물들어 간다.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이루어진 백학봉 아래 쌍계루는 그 아래 물속에 또하나의 산봉우리와 정자를

   담아두고 비경을 뽐낸다.

 

▼가까이 있으면 금방 물들어 버릴 만큼 빨간 단풍나무 뒤로 백학봉이 우뚝 서있다. 

 

▼백양사 경내에서 본 백학봉

 

▼나무 가지 사이로 백암산을 담아본다.

 

▼백양사 옆으로 백양계곡을 따라 가는 백암산 가을산행은 마음마저 빨갛게 물들이고 만다.

 

 ▼노오란 은행나무 뒷쪽으로 반쯤 가려진 백학봉의 자태가 느껴지는 듯 하다.

 

▼약사암을 거쳐 백학봉으로 오르는 길은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급경사 오름길로 휴일을 맞아 산꾼들의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다.

 

▼약사암을 돌아 백학봉으로 가는 등로. 

 

▼약사암 뒷쪽 절벽에도 가을빛은 이어진다. 

 

▼영천굴.. 동굴 내부는 영천암 불상이 모셔져 있다.

 

▼영천굴 입구 석간수 한모금을 마시고 뒤돌아보니..

 

▼백학봉 오르는 길에 내려다 본 백양사 전경

 

▼백암산의 정상인 상왕봉 보다도 더 시선을 끄는 백학봉 정상부(651m)

 

 ▼정상으로 가는 길목의 도집봉에서 내려다 본 조망.

 

▼정상으로 가는 길목의 도집봉에서 내려다 본 조망.

 

▼도집봉에서 바라 본 상왕봉 정상

 

▼백암산 정상 상왕봉(741m)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