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16. 9. 15~9. 16
○산행구간
* 1일차 : 백담사-(3.5km)-영시암-(1.2km)-수렴동대피소-(5.9km)-봉정암(1박)
* 2일차 : 봉정암-(4.0km)-오세암-(2.5km)-영시암-(3.5km)-백담사
○산행거리 : 10.6km + 10.0km = 20.6km
○날씨 : 맑음
두타연과 을지전망대, 제4땅굴 관람을 마치고 추석연휴 두번째 일정인 봉정암 등정을 위해
인제 용대리로 향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가는 길에 한계령에 들러 잠시 쉬었다가
용대리 파인밸리 가족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 첫 차로 백담사로 출발한다.
백담사코스로는 몇 차례 산행을 했던터라 눈에 선하지만 잘 걷지 못하는 와이프가 봉정암에
가보고 싶다는 말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설악의 품으로 들어선다. 백담사 구석구석을 돌아
보고나서 평지나 다름없는 평탄한 길을 따라 영시암으로 향한다.
吾生苦無樂 [오생고무락] 내 생애에 괴롭고 즐거움이 없으니
於世百不甚 [여세백불심] 속세에서는 모든 일이 견디기 어렵네
投老雪山中 [투노설산중] 늙어서 설산(설악산의 약칭)에 투신하려고
成是永矢庵 [성시영시암] 여기에 영시암을 지었네
영시암은 조선조 삼연 김창흡과 인연이 깊은 절이다. 숙종15년(1689년)에 일어난 장희빈 사건
으로 그의 아버지 김수항이 죽음을 당하자 세상과 인연을 끊고 이곳에서 6년간 은둔생활을
하였던 곳으로 세상과 완전히 인연을 끊겠다고 맹세하여 암자이름도 영시암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전쟁 당시 완전히 소실되어 지금의 암자 모습은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다.
영시암을 지나면서 부터는 조금씩 오르막길이 이어지면서 수렴동계곡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평소 산행 속도에 비해 반 정도로 천천히 걷지만 뒤따라오는 와이프는 갈수록 힘들어하고
걷다 쉬었다를 거듭한다. 덕분에 내설악의 비경을 하나하나씩 눈에 담을 수 있어 또다른 산행
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 좋다.
백담사를 출발한지 7시간이 조금지나 봉정암에 도착하여 깊은 산중에서의 하룻밤을 보낸다.
저녁예불과 기도를 마치고 절 마당에 서니 소청봉 위로는 봉정암에서의 한가위 보름달도
떠오른다. 달무리진 보름달이지만 높고 깊은 산사에서 맞이하는 달인만큼 뜻깊은 의미도
부여해 보면서 불편한 잠자리를 보내고 하산길에 오른다.
당초 백담사를 출발할 때는 하산코스로는 소청, 중청, 대청을 거쳐 한계령으로 내려갈려고
했었지만 더이상 오르막코스를 걷는 것은 와이프에겐 무리라는 판단하에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가기로 한다. 부처님 진신사리탑에서 108배를 올리고 산아래 펼쳐지는
내설악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면서 이제 또다시 고행의 하산길을 이끈다.
힘들면 앉아서 쉬기도 하고, 과자 부스러기로 다람쥐를 유혹하면서 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계곡물에 발 담그며 피로도 풀면서 힘들었지만 뿌듯한 봉정암 산행을 마치고
다시금 백담사를 거쳐 용대리로 돌아온다.
온 산이 붉게 물든 설악의 단풍을 보기에는 이른 시기였지만 그래도 성급한 단풍나무들이
하나 둘씩 물들어 가는 가을을 느꼈었고, 골 깊은 설악의 화려함과 웅장함에 감탄을 하기도
하고, 오가다 마주친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내 자신을 돌아다 보기도 하면서 추석 연휴의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의 한 페이지를 소중하게 정리해 본다.
양구 관광을 마치고 용대리로 가는 길에 들렀던 한계령의 모습입니다.
설악산 백담사.
근대에 와서 만해 한용운 스님이 머물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님의 침묵'을 집필하는 등
만해사상의 산실이 된 곳으로 지금의 전각 모습은 한국전쟁 이후에 중건한 건축물입니다.
또한 이 곳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은거해 있던 곳으로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백담사 경내와 접해있는 수렴동계곡 돌탑들입니다. 장마철 불어난 계곡물에도 무너지지 않은
것인지 수시로 다시 쌓은 것인지는 몰라도 한결같은 돌탑들의 모습에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백담사를 뒤로하고 수렴동계곡을 따라 영시암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우측으로 보이는 옥빛 맑은
물에 마음을 빼앗기면서 산책로같은 평탄한 길을 따라 걷습니다.
영원히 세상과 인연을 끊겠다고 하여 이곳에 들어와 은거해있던 삼연 김창흡 선생의 인연이
깃든 영시암입니다.
영시암 갈림길에서 우측 봉정암 방향으로 계속해서 수렴동계곡을 따라 오릅니다.
산행로 좌측으로는 용아장성능이 하얀 용의 이빨을 들어낸 듯 힘찬 설악의 암릉미를 뽐냅니다.
두 줄기 폭포가 Y자 모양으로 떨어지면서 소를 이루고 있는 쌍룡폭포의 비경입니다.
이 폭포를 지나면 멋진 수렴동계곡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점점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행로가
봉정암까지 이어집니다.
봉정암을 500m 남겨두고 시작되는 깔딱고개입니다. 300m쯤 오른 뒤에 능선 우측으로 사자바위가
있습니다.
200m쯤을 남겨두고 봉정암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길을 재촉해 봅니다.
5대 적멸보궁 중의 한 곳으로 우리나라 대표 불교성지인 설악산 봉정암.
643년(선덕여왕 12)에 자장(慈藏)율사가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가지고 귀국하여,
이곳에서 사리를 봉안하고 창건하였다고 전하는데, 암자 이름을 봉정이라고 한 것은 신라 애장왕 때
조사 봉정(鳳頂)스님이 이곳에서 수도하였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소청봉 위로 떠오르는 봉정암에서 바라 본 한가위 보름달의 모습입니다.
사리탑인 5층석탑은 기단부를 따로 조성하지 않고 자연의 암반 위에 그냥 탑신을 안치하였으며,
탑신 자체는 잘 정제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이 탑은 자장율사가 사리를 봉안하였던 때보다
훨씬 후대의 양식을 띠고 있어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사리탑에는 부처님 뇌사리가 봉안되어 있는 곳입니다.
가족 모두와 인연있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108배를 올립니다.
사리탑에서 바라 본 부처님 옆 얼굴처럼 보이는 바위입니다.
사리탑에서 내려다 본 수렴동계곡과 가야동계곡의 모습들입니다.
봉정암 사리탑에서 가파른 길을 내려와 오세암으로 가는 길에 잠시 쉬어가면서 다람쥐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냅니다.
오세암입니다.
643년(선덕여왕 12)에 창건하여 관음암(觀音庵)이라 하였는데, 이 암자를 오세암이라고 한 것은
1643년(인조 21)에 설정(雪淨)스님이 중건한 다음 부터이며, 유명한 관음영험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설정스님은 고아가 된 형님의 아들을 이 절에 데려다 키우고 있었는데, 하루는 월동 준비 관계로
양양의 물치 장터로 내려가면서 이틀 동안 혼자 있을 조카를 위해서 며칠 먹을 밥을 지어 놓고는,
"이 밥을 먹고 저 어머니(법당 안의 관세음보살상)를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고 부르면 잘 보살펴
주실 것이다."고 하는 말을 남기고 절을 떠났다고 합니다.
장을 본 뒤 신흥사까지 왔는데 밤새 폭설이 내려 키가 넘도록 눈이 쌓였으므로 혼자 속을 태우다가
이듬해 3월에 겨우 돌아올 수 있었는데, 법당 안에서 목탁소리가 은은히 들려 달려가 보니, 죽은 줄만
알았던 아이가 목탁을 치면서 가늘게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었고, 방 안은 훈훈한 기운과 함께 향기
가 감돌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섯 살 난 동자가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견성득도한 후로 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하여 관음암을
오세암으로 고쳐 불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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