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산행 5일차] 키보산장~한스마이어동굴~길만스포인트~우후르피크(정상)~키보산장~호롬보산장
○산행 일시 : 2014. 2. 25(화) 00:00~15:15 (소요시간: 15시간 15분, 휴식시간 포함 )
○구간 및 시간
1) 키보산장(00:00)-(2.1km)-한스마이어 동굴(03:00)-(1.5km)-길만스포인트(05:55)-(2.0km)
-우후르피크(07:40)-(4.9km)-키보산장(11:15) ; <10.5km, 11시간 15분>
2) 키보산장(12:35)-(6.3km)-Last Water Point,쉼터(14:20)-(3.1km)-호롬보산장(15:15)
; <9.4km, 2시간 40분>
○구간 거리 : 상행 5.6km, 하행 14.3km ; 합계 19.9km
○구간 고도차
상행 : 1,195m (키보산장 4,700m~우후르피크 5,895m)
하행 : 2,175m (우후르피크 5,895m~호롬보산장 3,720m)
○날씨 : 맑음
○구간특징
-밤 11시 기상, 12시에 산행을 시작함.
-키보산장에서 한스마이어 동굴을 지날 때 까지는 화산재로 뒤덮힌 오르막길을 지그재그로
진행함.
-한스마이어 동굴을 30분쯤 지나면 급경사 바위지대를 통과하게 되고 이때가 가장 힘든 구간이
이어지는데, 분화구 가장자리 능선까지 올라서면 길만스포인트 표지판이 있음.
-고도 5,685m인 길만스포인트 에서 부터 우후르피크(5,895m) 까지는 분화구 좌측 상단 가장자리
를 따라 진행하며, 힘든 구간은 없음.
-길만스포인트에서 우후르피크 정상까지는 눈길을 따라 진행하게 되므로 아이젠이 필요하지만
아이젠이 없어도 조심하면 큰 위험은 없음.
-길만스포인트를 지나면서 킬리만자로의 일출광경을 볼 수 있으며, 스텔라포인트를 경유하여
정상으로 향함.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좌측으로 만년설로 형성된 빙하가 보이는데,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2020년 경에는 이 빙하도 사라질 것으로 예측함.
-우후르피크 정상에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음.
-하산로는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키보산장까지 내려감.
-한스마이어 동굴을 지나 키보산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올라올 때 어둠속에서 분간하지 못했던
갈림길이 있는데, 우측방향으로 기준을 삼고 내려가면 됨.
-키보산장에서 휴식을 취한 후 호롬보산장으로 내려가 휴식함.
-숙소 : 호롬보 산장
○고도표
○구글지형도
드디어 킬리만자로 정상을 오르는 날이다. 밤새 뒤척이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기상시간이라
밤11시에 일어나 차 한잔으로 잠을 떨치고 헤드랜턴 불을 밝힌다. 지금까지 올라왔던 길과는 비교
가 되지 않을 만큼 고개가 꺾어질 듯 쳐다보고서야 가파른 오름길이 보일 정도다. 먼저 출발한 다른
팀들의 랜턴 불빛은 마치 하늘에 떠있는 별빛처럼 머리 위에서 반짝거린다.
흙 먼지 날리는 가파른 오름길을 지그재그로 오르면서 가쁜 숨을 몰아쉰다. 5천 미터대의 고도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국내 산행 같으면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높이를 세 시간이나 걸려서 한스
마이어 동굴 앞에 도착한다. 한 시간당 7백 미터를 걸은 셈이다. 커다란 바위 밑으로 움푹 들어간
동굴이 있는 곳으로, 1889년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키보봉을 오른 한스마이어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동굴이다.
지금까지 올라온 길도 힘들었지만 이 곳 한스마이어 동굴을 지나면 더욱 더 가파른 바위지대가
나타나는 힘든 길이 기다리고 있다. 더우기 며칠 간 먹는 것도 시원찮았고, 전 날 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는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참으로 힘든 고행의 시간이다. 졸려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
에서 어떻게 올라왔는지 조차도 모르게 드디어 능선 언저리에 올라선다. 그리고 먼동이 터오는
시각, 결국엔 길만스포인트에 서게 된다. 해발 고도 5,685m 지점이다.
우측 절벽 아래로 분화구가 내려다 보이는 곳인데, 이 곳 길만스포인트 부터는 분화구 가장자리
능선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게 된다. 힘든 구간은 지난 셈이다. 곧이어 좌측으로 붉은 태양이
킬리만자로의 아침을 빛낸다. 5,700m에서 바라보는 일출이다. 어둠에 덮혀있던 아름다운 장관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감격스러운 아침을 맞이한다.
단단히 다져진 눈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 스텔라포인트를 지나면서 부터 보고 싶었던
킬리만자로의 빙하가 눈앞에 다가온다. 엄청난 두께로 덮혀있는 빙하가 얼마 지나지 않아 없어질
거라니 믿기지가 않는다. 그리고 그 끝에는 우후르피크 정상이 말없이 아프리카 대륙을 내려다
보고 있다. 5,895m 킬리만자로의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그런데 서서히 앞이 침침해지면서 뿌연 안개가 끼어있는 듯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카메라 촛점이 맞는지 조차도 확인할 길이 없다. 몸 컨디션은 정상인데, 눈만 이상해진 느낌이다.
아쉬운 발걸음을 되돌리며 정상을 내려가는데, 앞은 점점 뿌옇게 변해버린다. 이러다가 정말
실명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면서 뚜렷이 보이지 않은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왔던 길이라 어렵지 않지만 길만스포인트를 지나면서 부터는 어둠속에서 올라왔던 길을 내려가야
하고 바위와 화산재로 뒤덮힌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이기에 더욱 조심스런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 험한 길을 어떻게 올라왔을까 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길만스포인트 아래로는 아찔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급경사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바위지대를 지나 화산재 지대에서는 지그재그로 올라왔던
길을 곧장 미끄럼을 타듯 내려가기도 하면서 가까스로 급경사 길을 지나간다.
비교적 완만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는데 이번엔 어둠속에서 보지 못했던 희미한 갈림길이 나타
난다. 앞이 뚜렷이 보이지 않으니 방향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지나가는 포터들에게 물어물어
드디어 키보산장으로 돌아왔는데도 눈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조금 쉬면 나아질까 싶어 잠시
잠을 청해보았지만 상태는 그대로다.
인스턴트 단팥죽 하나로 점심을 대신하고 서둘러 오늘 일정의 목적지인 호롬보산장으로 내려간다.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전날 올라갈 때와는 달리 세 시간이 채 안걸려 산장에 도착하여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니 그제서야 눈앞이 뚜렷해진다. 이것도 고소증세의 하나일까? 아니면 그동안 별로
먹지 못하고 전날 잠도 제대로 못자고 힘들게 정상을 오른 후유증일까?
별별 생각을 해보지만 모를 일이다. 귀국해서야 안과에서 검사를 한 결과 눈에는 이상이 없고,
일시적으로 허혈증세가 나타나 눈으로 가는 혈액이 부족하면 생길 수 있는 증세라고 하니 어찌
되었건 다행인 셈이다. 이렇게 킬리만자로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기억으로 남은 것이다.
▼밤 11시에 기상하여 간단히 차 한잔을 마시고 킬리만자로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밝게 빛나는 별과 은하수가 전부인 까만 밤하늘이 걷히고 밝은 태양이 떠오를 때쯤엔 힘든 고비를
넘기고 길만스 포인트를 지날 즈음입니다. 킬리만자로 정상부에서 맞이하는 일출이 장관입니다.
▼고도 5,685m인 길만스포인트 에서 부터 우후르피크(5,895m) 까지는 우측 아래에 있는 분화구
가장자리를 따라 눈길을 걸어 정상으로 향하게 됩니다.
▼고도 5,739m인 스텔라포인트를 지납니다.
▼우후르피크 정상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만년설로 이루어진 빙하입니다. 이 빙하가 2020년 경에는
사라질 거라고 합니다.
▼앞에 보이는 높은 곳이 정상인 우후르피크 입니다.
▼고도 5,895m, 킬리만자로의 정상인 우후르피크(Uhuru Peak)입니다.
▼남위 3도 4분, 동경 37도 21분,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가리키고 있는 GPS입니다.
▼정상에서 사진 촬영을 마치고 하산하는 길입니다.
▼하산길 좌측 절벽 아래로 보이는 분화구입니다. 한라산 백록담과는 달리 분화구 내부에서도 바닥이
굴곡져 있고 눈으로 덮혀 있습니다.
▼정상에서 스텔라포인트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스텔라포인트를 지나 길만스포인트로 향합니다.
▼길만스포인트입니다.
▼길만스포인트에서 부터는 가파른 바위지대와 화산재 지대를 내려가야 되는데, 이 길은 올라올 때
어둠속에서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곳이어서 하산 길에 사진을 담아봅니다.
▼가파른 바위지대를 내려오면 미끄러운 화산재 구간을 지그재그로 내려가게 됩니다.
▼올라 갈 때 잠시 쉬었던 한스마이어 동굴입니다. 1889년,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킬리만자로
키보봉에 오른 한스마이어 이름을 따서 붙인 바위 동굴입니다.
▼한스마이어 동굴을 지나서도 계속해서 화산재 구간을 내려갑니다.
▼키보산장을 출발한지 11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다시 키보산장으로 귀환합니다.
▼키보산장에서 간단한 점심과 휴식을 취한 후에 목적지인 호롬보산장까지 전날 올라왔던 길을
따라 하산합니다.
▼힘든 산행을 마치고 호롬보산장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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