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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4(1-4)구간] 중봉~천왕봉~제석봉~장터목대피소

법명(法明) 2009. 5. 18. 22:59

 

[백두대간 4(1-4)구간] 중봉~천왕봉~제석봉~장터목대피소 

 

 

○산행일시 : 2009. 5. 17. 09:00~17:45 (소요시간: 8시간45분, 중식시간 25분 포함)

○산행구간 : 산청 아랫새재마을(09:00)-(3.7km)-무제치기폭포(10:20)-(1.1km)-치밭목대피소(11:05)

                   -(1.6km)-써리봉(12:00)-(1.2km)-중봉(13:00)-(0.7km)-천왕봉(13:35)-(1.1km)

                   -제석봉(14:15)-(0.9km)-장터목대피소(14:25~14:50)-(6.1km)-중산리매표소(17:30)

                   -(1.4km)-중산리 버스주차장(17:45)

○산행거리 : 대간거리 2.7km/접속거리 15.1km/실거리 17.8km

○날씨 : 흐리고 비(치밭목산장~장터목 구간 강한 바람과 함께 비)

○구간특징

   -산행 들머리 : 산청 아랫새재마을 

   -대원사 매표소 주차장에서 화물차로 아랫새재마을로 이동(약 6.5km, 25분소요)

   -산행 구간내에 중간중간 이정표가 상세히 설치되어 있음

   -치밭목대피소에서 장터목 구간은 일기변화가 심해 바람, 추위, 우천시 등의 대비가 필요함

   -치밭목대피소 가기 전 무제치기폭포는 지리산에서 불일폭포 다음으로 큰 폭포임

   -천왕봉까지는 오르막의 연속임

   -장터목대피소에서 4구간을 마치고 진행방향 좌측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

   -치밭목대피소와 장터목대피소에 식수있음

     

○고도표 :  

 

○지형도 :  4구간 지형도.jpg

   

 

 

경남 산청군 삼장면 대원사 윗쪽으로 버스도 들어가지 못하고 오직 승용차와 소형트럭만이 힘들게

다닐 수 있는 오지마을인 아랫새재 마을, 백두대간 4구간의 산행들머리에 있는 작은 동네다.

대원사 매표소 주차장에서 소형트럭을 타고 아랫새재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전날부터 내리던 비는 새벽녘에 그치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상쾌한 출발을 알린다.

 

옛날 조개가 발견돼서 이름붙여졌다는 조개골의 원시림을 우로 하고 치밭목대피소로 향한다.

4구간의 일정은 써리봉을 넘어 중봉에서 3구간과 접속한 후 천왕봉에 오른 뒤, 제석봉을 지나 장터목

대피소에서 4구간을 마치고 좌측 법천계곡으로 하산하여 중산리에서 4구간 산행을 마치는 일정이다.

또한 천왕봉에서 백두대간 종주를 위한 시산제를 올리는 날이기도 하다.

 

오후 1시로 예정되어 있는 시산제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바쁜 걸음을 재촉해 본다. 계속되는 오르막

길에 힘은 들지만 계곡을 끼고 오르는 산길엔 시원한 물줄기며 바람결이 기분좋게 와 닿는다.

윗새재 마을을 출발한지 1시간 20여분이 지나 무제치기 폭포 입구에 도착한다.

 

무제치기 폭포는 지리산에서 불일폭포 다음으로 큰 폭포로서 써리봉(1602m)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해발 1000m 암벽에서 떨어지는 40m 3단폭포다. 조개골과 한판골이 합류되어 폭포수를 형성하는데

'무제치기'라는 이름은 무지개와 치기의 합성어로 바위벽을 치는 폭포 물방울이 햇살에 반사되어

만들어내는 무지개가 항상 떠 있어서 '무제치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무지개가 뜨는 폭포'

라는 뜻이다.

 

폭포는 3단으로 이루어졌는데 1단의 세 갈래 물줄기가 2단에서 여덟 갈래로 흩어졌다가 다시 3단에서

갈래로 쏟아진다. 마치 현악기 줄과도 같은 폭포의 여러 갈래 물줄기, 폭포에 움푹 패인 곳은 악기

울림통 역할을 하는 듯 폭포수 물줄기마다 바위에 부딪쳐 빚어내는 자연의 소리가 매혹적이다.

고혹적인 선녀가 속삭이듯 토해내는 천상의 소리이자 영혼까지 애무하는 듯한 황홀한 음률이다.

 

무제치기 폭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또다시 된비알의 오르막을 오르자 치밭목 대피소다.

'치밭목'의 유래는 '치나물 밭 길목'에서 생겨난 이름이다. 쥐오줌풀을 치나물이라고 하는데 이 부근에

쥐오줌풀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본다. 치밭목에 도착하자 출발할 때 좋았던 날씨는 온데간데

없고 짙은 구름과 함께 안개비가 내린다. 가야할 길은 아직 먼데 우의를 꺼내 입기는 거추장스러워

그대로 출발이다.

 

황금능선 길로 접어들어 몇개의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자 써리봉 정상이다. 중봉이며 천왕봉이

올려다 보이는 멋진 조망을 기대했는데 지리산은 구름속에서 숨죽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시간은 12시인데다 배도 고프고 많이 힘든 산행의 연속이다. 어디 앉아서 점심을 먹을만한 장소

도 없거니와 시산제 시간을 생각하니 마음은 다급해져 온다. 1시간을 더 힘들게 올라서자 중봉이다.

지금까지 힘들게 올라온 길이 4구간의 접속을 위한 길이지만 이젠 다 온듯한 느낌이다.

3구간 산행 때 멋진 조망을 보여주었던 중봉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시야에 가는 빗줄기마저 강풍에

날린다.

 

서둘러 우의를 꺼내입고 천왕봉으로 향한다. 마지막 남은 체력을 다해 천왕봉에 서니 강한 비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언젠가 지리산 종주때와 칠선계곡 안내산행때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그때도 이날 못지 않은 비바람이 심했었는데 어쩌면 삼대는 커녕 당대에도 덕을 쌓지 못해 그런것

인가?

 

일찌기 남명 조식선생은 "만고천왕봉 천명유불명(萬古天王峰 天鳴猶不鳴)" 이라며 "하늘이 울어도

아니 우는 뫼" 로 지리영봉의 장엄함을 찬탄했듯이 그 위용은 아직도 변함없다. 짙은 운무에 돌풍이

몰아칠 때면 속인들의 분탕질에 분노하듯 준엄함을 보여주면서도, 언제나 어머니 가슴처럼 넉넉하고

아늑한 모습을 보여 주는 듯 하다.

 

"흰 구름이 산골짜기에 자욱하니 푸른 바다 물결은 포구를 이루었고, 흰 파도가 눈을 몰아내니 산뜻한

섬이 되어 섬섬이 깔린 듯하다. 돌담에 몸을 기대고 위 아래를 바라보니 정신도 마음도 한가지로 막막

하여 몸이 태초의 공간에 안긴 채 하늘과 땅과 더불어 흘러가는 듯 했다."

지금은 없어진 천왕봉 성모사에서 1박을 하던 김일손이 밤중에 날이 개이자 밖으로 나와 천왕봉을

바라보며 그 감흥을 읊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의 천왕봉의 모습은 사나운 야수같다.

 

천왕봉은 동쪽으로 개천문(일명 개선문), 남서쪽으로는 통천문을 두어 이들 관문을 경건한 마음으로

거쳐 들어오게 하고 있다. 이들 두 관문 이외에 천왕봉을 향하는 길목은 칠선계곡과 치밭목~중봉을

거쳐 오를 수 있는 험난한 두 길이 있으니 모두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만 주봉에 닿을 수 있어 천왕봉

은 쉽게 등정을 허락하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

  

천왕봉에서의 시산제 계획은 날씨 때문에 취소되어 서둘러 장터목으로 향한다. 

"신선들이 하늘에 오르는 것이 다른 산에서는 자유롭지만 지리산에서는 반드시 통천문을 통하지 않고

신선도 하늘에 오르지 못한다." 고 말한 시인 고은의 말을 떠올리며 통천문의 위용을 바라보며 잠시

한숨 돌려본다. 그러나 통천문 위의 저 하늘세계는 오늘만큼은 정녕 극락은 아닐 듯 싶다.

 

통천문을 지나 고색창연한 고사목의 앙상한 선골(仙骨)들이 구름속 암벽 기슭에 위태로이 나열하고

있는 고산지대의 특이한 선경을 감상하며 오르니 제석봉이다. 제석봉 정상은 넓은 고원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한국전쟁 직후까지도 수천 그루의 아름드리 구상나무 거목들이 원시림의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하는데 자유당 말기에 파렴치한 인간 송충이들의 무자비한 도벌로 인하여 애석하게도 그토록

웅장했던 수림은 사라지고 황량한 초원으로 변하여 옛 자취를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다.

장터목에서 4구간을 마치고 다음 5구간 산행 때 만나자는 인사와 함께 법천계곡으로 내려선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비바람은 멈추고 구름은 머리위로 지나간다.

 

몇해 전, 이곳 계곡으로 내려갈 때 돌멩이가 많았었다는 기억은 없는데 백무동길 못지않은 돌길의

연속이다. 시원한 법천계곡의 물줄기와 폭포를 뒤로하고 중산리가 가까워지자 마음의 여유도 찾아

든다. 물속에 발도 담그면서 힘들었던 4구간 산행을 마무리하고 도착하자 천왕봉에서 지내지 못한

시산제가 시작된다.

 

1년 7개월간의 백두대간 종주산행에 모든 대원들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면서 정성들여 절을 올린다.

오늘과 같은 산신령님의 노여움은 거두어 달라고 하면서...

 

 

 

▼산행 들머리인 윗새재마을 입구.. 이정표를 따라 좌측으로 진행하면 치밭목대피소 방향이다. 

 

▼윗새재마을 입구의 이정표

 

▼윗새재마을에서 3km 지점..여기까지 소요시간은 1시간, 치밭목대피소까지 남은거리는 1.8km

  

▼계곡의 맑고 시원한 물줄기가 잠시 쉬어가라고 유혹하지만 갈길 바쁜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윗새재마을을 출발한지 3.7km 지점, 진행방향 우측 아래쪽으로 100m 지점에 무제치기 폭포가

  있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다. 여기서 치밭목대피소까지는 1.1km, 천왕봉까지는 5.1km

 

▼무제치기 폭포.. 지리산에서 불일폭포 다음으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폭포다.

  무지개와 치기의 합성어로 바위벽을 치는 폭포 물방울이 햇살에 반사되어 만들어내는 무지개가 항상

  떠 있어서 '무제치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무지개가 뜨는 폭포'라는 뜻이다.

  그러나 무지개는 보이지 않는다.

 

▼무제치기 폭포 이정표에서 치밭목 대피소로 오르는 계단

 

▼무제치기 폭포로 이어지는 계곡의 물줄기

 

▼치밭목대피소 직전의 계단 오름길

 

▼치밭목 대피소 이정표

 

▼치밭목 대피소

 

 

▼치밭목 대피소를 뒤로하고 써리봉을 향하여...

 

▼써리봉 가기 전 전망바위.. 맑은 날이면 아래로 보이는 산자락이 멋진 조망을 보여줄텐데 구름에

  가려있는 모습이다.

 

▼전망바위에서 구름 사이로 보이는 조망들..

 

 

 

▼전망바위 안부에서 써리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철계단길

 

▼윗새재마을을 출발한지 6.6km, 치밭목 대피소에서는 1.8km 지점의 써리봉(1602m), 중봉에서

  떨어지는 황금능선의 대표적인 봉우리다.

 

▼써리봉 정상부.. 주변은 온통 구름뿐이어서 조망은 ZERO, 멋진 조망을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써리봉을 지나 중봉으로 가는 길에는 구름사이로 구상나무의 멋진 모습들이 눈에 띈다.

 

▼중봉(1874m)..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4구간의 시작지점인 중봉으로의 접속을 위한 걸음이었고

  여기서 부터 장터목까지 4구간을 시작한다.

 

▼천왕봉으로 가는 마지막 오름길.. 하늘이 열리는 걸 보니 정상이 얼마남지 않은 듯하다.

 

▼천왕봉 정상 근처는 철쭉꽃이 한창이다.

 

▼천왕봉 정상직전

 

▼천왕봉 정상 이정표

 

▼강한 바람과 함께 가는 비가 내리는 천왕봉 정상

 

▼구름과 바람과 비와 추위, 그리고 배고픔.. 그것들을 간직하고 있는 사진 한장인 듯.. 

 

▼역시 비바람과 추위속에서도 아랑곳 하지 않는 것이 한국인의 기상인 것 같다.

 

▼서둘러 천왕봉을 내려와 통천문 입구에서 잠시 한숨을 돌려본다.

 

▼통천문.. 그러나 오늘 만큼은 저위의 하늘세계는 극락은 아닌 듯..

 

▼제석봉으로 오르는 길에..

 

 

▼제석봉

 

▼제석봉 고사목..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구상나무 고사목이지만 예전에 왔을 때 보다 많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다행이도 새끼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 제석봉의 옛 영화를 기대해봐도 될 것 같다.

 

▼제석봉에서 장터목으로 내려가는 길

 

▼장터목 대피소 이정표.. 여기까지 4구간 산행을 마치고 좌측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이다.

 

▼비바람에 점심도 먹지 못하고 간신히 도착한 장터목대피소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하산로인 법천계곡으로는 작은 폭포들이 줄지어 이어진 모습들이 장관이다.

 

▼유암폭포.. 장터목대피소 아래 1.6km 지점이다.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에는 이름모를 폭포와 소들이 계곡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법천계곡과 로다리 대피소로 나뉘는 갈림길.. 중산리 기점 1.3km지점이다.

 

▼중산리 매표소.. 궂은 날씨가 이곳에 도착하자 평온한 모습이다.

 

 

▼노하신 산신령님이시여, 앞으론 좀더 인자하게 받아주소서..

  천왕봉의 궂은 날씨 때문에 중산리로 하산하여 시산제를 올린다.

 

▼4구간의 봄꽃들.. 

 

 

 

 

 

 

 

 

4구간 지형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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