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야교를 지나자마자 한눈에 들어오는 홍롱사 대웅전과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모시고 있는 뒤쪽의 무설전 전경
홍롱사(虹瀧寺)는 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천성산 자락에 자리잡은 사찰로서
신라 문무왕(661~681)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홍롱사가 위치한 천성산은 본래 원적산이었으며 소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경관
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골이 깊고 그윽해서 수도하기에도 좋은 곳이라고 한다. 일찍이 원효대사가 이 산에 자리잡고 불도에 정진하며 중생을 제도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원효의 척반구중(擲盤求衆 밥상을 던져 많은 사람을 구함)의
설화와 관계가 있다.
 ▲천성산 정상과 그 아래 습지보호구역(화엄벌)
원효대사가 대운산 척판암에 머물고 있을 때 당나라의 담운사(또는 태화사)
스님들이 집이 무너져 내려는 것도 모르고 공양중이자 대사가 밥상을 던져
밥상이 공중을 날아가는 소리를 들은 천여명의 스님들은 집이 쓰러지기 전에
밖으로 나와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이후 목숨을 건진 스님들이 당나라에서
원효대사를 찾아오자 천명의 스님을 천성산으로 데리고 들어가 화엄경을 설법
하면서 모두 성불하게 해 천명의 성인이 나왔다는 뜻으로 천성산(千聖山)이라
했다고 한다.
 ▲천원효대사가 화엄경을 설법하였다는 천성산 화엄벌
홍롱사는 당시 원효대사가 산내에 89암자를 지어 1천명의 대중에게 화엄경을
설법할 때 낙수사(落水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는데, 당시 승려들이 이 절
옆에 있는 폭포에서 몸을 씻고 원효의 설법을 들었다 하여 이름을 낙수사라고
하였다.

▲홍롱사 무설전
 ▲무설전에 모셔놓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
절 이름 홍롱(虹瀧)은 폭포이름에서 유래한다.
무지개 홍(虹)자에 젖을 롱(瀧)자를 쓰고 있는데 풀어보자면 ‘무지개에 젖은
절 집’이란 뜻이다. 고색창연한 관음전 곁으로 떨어지는 그림 같은 폭포의
물안개 사이로 한 조각 떠있는 무지개를 보면 이름 그대로 무지개에 젖어
있는 절 집인 것이다.
그러나 양산시 홈페이지나 여러 안내자료 등에는 모두 폭포이름과 같은
홍룡사(虹龍寺)로 잘못 표기하고 있다.
홍룡(虹龍)폭포는 제1폭포와 제2폭포가 있는데, 옛날에 천룡(天龍)이 폭포
아래에 살다가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한다.
 ▲관음전과 홍룡폭포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수백년 동안 절터만 남아 있다가, 1910년대에 통도사
법화(法華)스님이 중창하였고 1970년대 말 우광(愚光)스님이 주지로 부임한
뒤 중건과 중수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른다. 현존하는 건물은 대웅전, 무설전,
산신각, 종각, 요사채 등이 있고, 폭포 옆에 관음전이 있다.

▲관음전안에서 바라 본 홍룡폭포의 모습, 폭포수에 햇살이 비추면 무지개 빛이
영롱하게 빛난다.
 ▲관음전과 홍룡폭포, 그 앞쪽에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다.
반야교를 지나 관음전으로 가는 입구에 세워진 수정문 좌우측에는 선시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欄外無風竹有聲 (난간 밖에 바람은 없는데, 대나무 소리가 서걱이고)
庭前有月松無影 (정원 앞에 달은 떠있는데, 소나무는 그림자가 없네)
 ▲수정문을 지나면 홍룡폭포와 관음전으로 가는 길이 나있다.
홍롱사에는 어른 팔뚝보다도 굵은 대나무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있고 그 사이로 살랑이는 바람에 서걱거리는 대나무 소리가
폭포에서의 물소리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자아낸다.

대웅전 앞에는 잎이 나면서 선홍빛으로 물든 단풍나무가 봄속의 가을을
느끼게 해주고, 초라하고 녹슨 양철지붕을 이고 있는 요사체의 모습은 절집
풍광과는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친근하게 자리잡고 있다.

홍롱사에는 또하나 절집의 모습과는 썩 어울리지 않는 물레방아가 하나 있다.
어느 처사님이 나무로 깎아 만들어 놓았다는 물레방아는 종각아래 계곡으로
떨어지는 물을 모아 덜커덩거리며 맑은 물을 흘려보낸다.

●홍롱사 가는 길
양산에서 언양방면으로 이어진 35번 국도를 따라가다 상북면 석계리 대석마을
에서 오른쪽으로 난 소로를 따라 4㎞정도 올라가면 홍롱사 입구에 닿는다.
가는 길에 ‘홍롱사’ 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찾기 쉽다.
경부고속도로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양산 톨게이트로 나와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양산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대석 경유 언양행 12번
시외버스 타고 대석마을 앞에서 내린 뒤 1시간 정도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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