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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강 발원지5] 섬진강 발원지-데미샘

법명(法明) 2009. 5. 4. 10:53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

 

 

'한국(남한)의 4대강이 어디인가'라고 물으면 대부분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순으로 대답한다.

국가에서 정한 4대강 개념도 그렇다. 그러나 유역면적과 수량, 강의 길이 등을 다 따져서 말한다면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 순서가 맞다. 영산강이 섬진강을 제치고 4대강으로 분류되는 것은 강의

길이나 수량 때문이 아니라 영산강 유역에 사는 인구가 많아서이다.
인구가 많은 강은 그만큼 상수원으로서 중요하며, 4대강은 곧 그 유역 사람들의 식수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섬진강을 부득이 5대강으로 분류하고, 그 발원지를 찾아가 본다.

 

섬진강은 진안군 백운면 원신암 마을 상추막이골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광양만에 이르기까지 3개도

10개 시군에 걸쳐 218.6km를 흐르는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긴 강이다. 섬진강의 발원지는 금강의

발원지와 이웃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역태극 형태를 취하고 있다.

 

섬진강(蟾津江)은 단군시대에는 모래내, 백제시대에는 다사강, 고려 초에는 두치강이라 불리우다가

고려말 섬진강이라 불리우게 되었으며, 그 유래는 고려 말 현 광양시 진상면 섬거에 왜구가 침입하자

수 만 마리의 금 두꺼비가 강변에 나가 울어댐으로써 왜구가 물러 났다고 하는 전설에서 두꺼비 섬(蟾)

자를 붙여 섬진강(蟾津江)이라 불리우게 되었다.

 

예로부터 섬진강의 발원지를 두고 진안 사람들은 마이산(馬耳山)이라고 하고, 장수 사람들은 수분재

(水分峙)라고 한다. 실제 마이산 동쪽에 떨어지는 물은 금강으로 가고, 서쪽에 떨어지는 물은 섬진강

으로 간다. 또 수분재 북쪽 물은 금강으로, 남쪽 물은 섬진강으로 간다. '택리지'나 '연려실기술'은

섬진강의 발원지를 마이산으로 보았다.


1918년 조선총독부가 만든 '조선지지자료'는 "섬진강은 전북 진안군 우곡리 부귀산에서 발원하여 경남

하동 갈도에 이른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부귀산(806.4m)은 진안읍 북서쪽 정곡리 뒷산이다.
해방 후 건설부에서 만든 '하천편람'이나 수자원공사에서 만든 '전국하천조사서'도 한동안 이 개념을

그대로 써왔는데, 섬진강의 원류라 할 수 있는 가장 긴 물줄기는 진안군 백운면 팔공산(1151m) 자락

에서 시작된다.


팔공산 자락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는 모두 세 줄기이다. 왼쪽 물줄기는 팔공산 서쪽 마령치에서, 중심

물줄기는 고중대 마을 위 계곡에서, 오른쪽 물줄기는 원신암 마을 동북쪽에서 시작된다.
세 물줄기 가운데 가장 긴 것은 원신암 마을 동북쪽 천상데미(1080m) 아래 '데미샘'이다. 이곳이 최장

(最長) 발원샘이라는 것을 밝혀낸 이는 하천연구가 이형석 선생이다.


1983년 1월 29일, 이형석 선생은 달랑 지도 한장 들고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를 찾아갔다고 한다.

원신암 마을에서 당시 새마을 지도자였던 이종성씨의 안내를 받아 실제 지형과 지도를 맞춰보면서

계곡을 따라 올라갔는데, 산길이 끝나갈 무렵 마른 계곡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곳에 샘이 솟아나고 있었고, 이종성씨는 "이 샘이 산판도로 작업할 때 유일한 식수였다"며 물맛을

보니 수정같이 맑고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까지는 샘 이름이 없었고, 주변 산 이름을 '천상데미'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샘 이름

을 '데미샘'이라 부르기로 이씨와 약속하고 샘 앞에 소주잔을 부어놓고 정주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형석 선생은 "실제 팔공산 물줄기보다 봉황산(천상데미) 물줄기가 약 250m 더 길다"며 "1986년 국립

지리원으로 부터 데미샘이 가장 긴 발원샘이라는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말한다.

데미샘이 있는 봉우리를 천상데미라 하는데, 데미라는 말은 더미(봉우리)의 전라도 사투리로 섬진강

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천상데미라 불리워져 왔으며, 이 샘이 천상데미에 있다

하여 데미샘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이 곳 데미샘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이가 시리도록 차가우며

다른 어떤 샘에서도 맛볼 수 없는 미묘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찾아가는 길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원신암마을 입구에서 마을을 지나 1.9km 들어가면 팔각정 정자가

    나오는데 이곳에 주차한 후 산길을 따라 1.2km 올라가면 됨.(정자에서 왕복 1시간30분 정도 소요)

  *진안군에서 임실방향 30번 국도를 따라가다 중간에 장수군 방향 742번 지방도로 좌회전하여 가면

    원신암마을이 나옴.

  *장수군에서 742번 지방도를 따라가는 것이 진안에서 가는 것보다 가까움.

      

 

 

 

▼원신암마을 입구 

 

 

 

 ▼원신암마을에서 1.9km 들어가면 나오는 정자.. 이곳에 주차한 후 산길을 따라 가면 됩니다.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의 모습들..

 

 

 

 

 

▼데미샘에서 흘러나와 계곡을 따라 흐르는 섬진강 실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