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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5(1-5)구간] 장터목~촛대봉~세석~선비샘~벽소령

법명(法明) 2009. 6. 8. 23:08

[백두대간 5(1-5)구간] 장터목~촛대봉~세석~선비샘~벽소령 

 

 

○산행일시 : 2009. 6. 7. 08:00~17:00 (소요시간: 9시간00분, 중식시간 30분 포함)

○산행구간 : 백무동(08:00)-(6.1km)-장터목대피소(10:45)-(0.8km)-연하봉(11:15)-(2.0km)

                   -촛대봉(12:10)-(0.7km)-세석대피소(12:30)-(0.5km)-영신봉(12:40~13:10)

                   -(1.6km)-칠선봉(13:55)-(1.6km)-선비샘(14:40)-(2.6km)-벽소령(15:40)

                   -(3.8km)-삼정마을(17:00)-(2.7km/차량이동)-의신마을(17:40)

○산행거리 : 대간거리 9.8km/접속거리 9.9km/실거리 19.7km

○날씨 : 구름많음

○구간특징

   -산행 들머리 :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 주차장

   -하동바위, 참샘을 거쳐 장터목까지 접속하여 벽소령으로 백두대간 종주를 이어감.

   -벽소령대피소에서 좌측 의신 방향으로 내려섬.

   -벽소령 임도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 하산길임.

   -삼정마을에서 부터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이어지며, 삼정마을에서 의신마을까지는 

     트럭을 이용하여 이동(2.7km)

   -식수 보충장소: 참샘, 장터목대피소, 세석대피소, 선비샘, 벽소령대피소

   -영신봉은 낙남정맥의 시작점임.

  

○고도표 : 

  

○지형도 :   5구간 지형도.jpg

 

 

 

 

장터목에서 4구간을 마친 백두대간 종주는 백무동을 출발하여 장터목에서 5구간으로 접속한 후

벽소령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다. 오늘도 대간 거리보다 접속거리가 더 긴 셈이다.

산청 웅석봉을 시작으로 성삼재까지 여섯구간으로 나누어 이어가다 보니 오르내리는 접속코스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지리산의 주요 산행코스를 경험하기엔 더할 수 없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이른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끼여 먼 곳의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겠지만 산행 날씨로는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여름의 시작이라 출발부터 온 몸은 땀으로 젖어든다. 옛날 함양 원님과 산

너머 하동 원님의 설화가 깃든 하동바위를 올려다 보며 잠시 가쁜 숨을 가다듬고 바쁜 걸음을

옮긴다. 참샘을 지나 장터목에 이르자 짙은 구름으로 휩싸여 있다. 옛날 장이 섰다는 장터목 너른

바닥은 이제는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산객들로 붐빈다. 

 

장터목을 뒤로하고 연하봉으로 향한다. 백무동에서 올라오는 길과는 다르게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게다가 구름속으로 비쳐지는 산정의 모습들은 신비로움으로 다가오고 어머니 품속같이

포근하고 아늑함깃들여 있다. 연하봉의 암봉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촛대봉으로

향한다.

 

성삼재를 출발하여 지리산 종주를 할 때와는 달리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며 바라보는 모습들은

또다른 지리산의 모습이 되어 다가오는 것 같다. 장터목을 출발한지 1시간25분이 걸려 촛대봉

정상에 선다. 이곳 촛대봉과 바로 아래 세석평전에는 다음과 같은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온다.

 

옛날에 "호야" 라는 남자와 "연진" 이라는 여자가 슬하에 자녀가 없이 지리산 대성계곡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이 없는 사이 근처에 살고 있던 곰이 연진 여인을 찾아와 말하기를,

세석평전에는 아들, 딸을 낳을 수 있는 음양수라는 신비의 샘이 있다고 알려 주자 여인은 기뻐

하며 남편과 상의 없이 음양수 샘터로 달려가 기적의 물을 실컷 마셨다고 한다.

그런데 평소 곰과 사이가 좋지 못한 호랑이가 곰과 연진 여인이 주고 받던 이야기를 엿듣고 이를

그대로 지리산 신령님께 고해 바치자 산신령은 대노하여 음양수의 신비를 인간에게 발설한 곰을

토굴속에 가두고 호랑이는 그 공으로 백수의 왕이 되게 했다. 또 음양수를 훔쳐 먹은 연진 여인

에게도 무거운 벌을 내려 잔돌 평전의 돌밭에서 평생토록 혼자서 외로이 철쭉을 가꾸게 하였다.

그날 부터 연진 여인은 스스로의 불행한 운명을 저주하며 슬픔에 젖어 세석평전에서 날마다 눈물

을 흘렸고, 닳아 터진 다섯손가락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꽃밭에 뿌리며 가꾸어 철쭉나무는 무럭

무럭 자라서 아름다운 꽃이 피고 졌다.

 

그래서 세석철쭉은 연진여인의 슬픈 넋이 꽃잎마다 서려있어 아련하게 피어서 진다고 한다.

또한 연진 여인은 밤마다 촛대봉 정상에 촛불을 켜놓고 천왕봉 산신령을 향하여 죄를 빌다가

그대로 돌이 되었으며, 촛대봉의 앉은 바위는 바로 가련한 연진여인의 모습이 굳어진 것이라

한다. 

 

촛대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세석평전과 그곳의 대피소는 지척이지만 잠시 구름 사이로 그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세석대피소를 지나쳐 낙남정맥의 시작점인 영신봉 아래에서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백두대간 종주가 끝나면 언젠가 다시 이곳에서 낙남정맥 종주가 계속되리란 염원

가지며 힘차게 뻗어 내려간 정맥 능선을 바라보지만 구름속에 잠겨 버린다.

 

일곱개의 작은 암봉이 자리잡은 칠선봉 암릉을 넘어 덕평봉 아래 선비샘에서 휴식을 취하며, 

죽어서나마 존경받고 싶어했던 덕평골 이씨노인의 전설을 생각하며 허리숙여 식수를 보충하고

벽소령으로 향한다. 몸은 점점 피로해 가건만 구벽소령 넓은 길을 지나자 이제는 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성리까지 내려가는 길이 아득하지만..

 

벽소령대피소는 예전에 지리산 종주를 하면서 하룻밤 쉬어가던 곳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지리산 10경중 하나인 벽소명월을 보지는 못했지만 주변의 경관은 여느 대피소보다 편안

하고 아늑함을 주는 곳이다. 빨간 우체통 또한 여전히 벽소령의 명물로 남아있고, 벽소령을 넘어

가는 구름은 지리산의 포근함을 더해 주는 듯 하다.

 

다음 6구간에 벽소령으로 접속하면서 다시 찾기로 다짐하고 벽소령대피소에서 진행방향 좌측의

의신 방향으로 내려선다. 삼정마을까지 4.1km 구간의 절반은 가파른 내리막길에 너덜지대의

연속이다. 다행히도 삼정마을에서 그 아래 의신마을 까지 2.7km 콘크리트 도로 구간은 화물차가

준비되어 있어 조금은 쉽게 5구간 산행을 마친다.

 

 

 

▼백무동 공원관리소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백무동 공원관리소 윗쪽의 이정표..백무동에서 장터목까지는 5.8km

 

▼백무동, 세석으로 나뉘어지는 갈림길을 지나 장터목으로 향하면서..

 

▼하동바위 이정표..백무동에서 1.8km지점, 여기까지 50분 소요

 

▼하동바위 아래에는 모두가 가쁜 숨을 고르며 잠시 쉬어가는 장소가 되곤 하는데, 이곳 하동바위에

  얽힌 설화가 재미있다.

  아득한 옛날, 장터목에 장이 서던 날 함양원님과 하동원님이 산 좋고 물 좋은 지리산상의 장날을

  둘러보기 위해 장터로 향하다가 풍류를 잘 알았던 두 원님은 뜻밖의 만남에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

  을 찬탄하며 한바탕 놀음을 즐기기로 하고 내기 장기를 두게 되었다고 한다.

  산상의 내기 장기는 차, 포 양수겹장을 부른 하동 원님의 압승으로 끝났는데, 내기에 진 함양원님은

  수중에 내놓을 만한 변변한 것이 없던 터에 승자를 놀려줄 요량으로 눈 앞에 우뚝 선 바위를 가져

  가라고 했다고 한다. 설마 바위를 가져갈 수야 있겠느냐는 속셈으로..

  하동원님은 이에 뒤질세라 고맙다며 그 자리에서 이 바위를 하동의 지명을 따 하동사람들의 바위란

  뜻으로 '하동바위'로 이름해 버린 것이 그만 함양 땅에 있으면서도 산 너머 하동바위가 되고 말았

  다고 한다.

 

▼참샘..백무동에서 2.6km지점

 

▼참샘에서 흐르는 물 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모두들 휴식을 취하는 장소다.

 

▼참샘을 뒤로하고 자욱한 안개속으로..

 

▼모퉁이를 돌아가는 나무데크 길이 왠지 한적하게만 느껴진다.

 

▼백무동을 출발한지 4.3km, 여기까지 2시간 10분 거리.

 

▼이제 장터목이 얼마남지 않은 듯..

 

▼장터목대피소(1653m)..5구간의 시작점, 4구간 산행 때는 이곳에 가랑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이곳은 삼국시대 부터 장이 섰다는 장터..그래서 장터목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산청군 시천면(중산리)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팔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곳까지 등짐을 지고 날랐는지..

 

▼장터목대피소의 이정표.. 장터목에서 세석까지는 3.4km

 

▼장터목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5구간 산행을 이어간다.

 

▼푸른 숲속에 뽀족히 서있는 고사목은 주변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죽은 고사목의 뿌리가 어찌나 멋있던지..

 

▼구름속으로 연하봉으로의 발걸음을 옮기면서..

 

▼고사목은 죽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오랜세월 꿋꿋하게 서있기를

  바라면서..

 

▼장터목에서 연하봉으로 가는 짧은 거리는 아래 사진들과 같이 아름다움과 신비스러움, 

  그리고 어머니 품속같이 포근함이 깃들어 있는 멋진 구간이다.

 

 

 

 

 

▼연하봉(1730m) 이정표

 

▼연하봉의 모습들..

 

 

 

▼연하봉에서.. 

 

▼연하봉에서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길목, 여전히 구름은 걷히지를 않아 신비스러움을 더해 주곤

  하지만 먼곳의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다.

 

 

▼촛대봉(1703m) 이정표..장터목을 출발한지 1시간 25분 소요.

 

▼촛대봉 정상(1703m)

 

▼촛대봉 정상

 

▼촛대봉 주변

 

▼촛대봉에서 세석으로 내려가는 길.. 영신봉으로 구름이 몰려온다.

 

▼5월 하순이 세석평전의 철쭉이 한창이었을텐데 때가 지난 지금은 푸른 잎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구름이 점점 몰려와 영신봉을 삼켜버리고 그 아래 세석대피소마저 감싸버린다.

 

▼세석대피소 삼거리에서 대피소로 내려가지 않고 영신봉으로 가는 길목.

 

▼영신봉으로 가는 길에 내려다 본 세석대피소

 

▼영신봉 아래 이정표

 

▼영신봉(1651.9m)..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쳐서 나뉘어지는 남한땅 9정맥중 낙남정맥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영신봉에서 시작되는 낙남정맥이 힘차게 내려서는 모습이지만 구름에 가려 아래쪽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조망이 어렵다.

 

▼영신봉을 뒤로하고 10분쯤 지나면 칠선봉으로 가는 길목 좌측 아래로 사진들처럼 멋진 절경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칠선봉(1558m)..7개의 작은 암봉이 높은 능선 위에 자리잡고 아름다운 선경을 이루니 마치 일곱

  선녀가 한자리에 모여서 노는 형상 같다 하여 부르게 된 이름이며,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비경의

  암봉들을 구름이 스쳐 지나갈 때면 더욱 아름답고 고요한 운치를 돋구어 준다.

 

▼칠선봉을 뒤로하고..

 

▼덕평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선비샘을 지척에 두고..

 

▼선비샘..옛날 덕평골에 화전민 이씨라는 노인이 살았는데,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살아온 터라

  죽어서라도 남에게 존경을 받고 싶어 자식들에게 자신의 묘를 상덕평 샘터 위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했다고 한다.

  효성스러운 자식들은 그의 주검을 샘터 위에 묻었고, 그로부터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샘터의

  물을 마시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혀 무덤으로 절을 하는 형상이 되어 죽어서 남들로

  부터 존경 아닌 존경을 받게 되었다는 유래가 전하는데, 이곳 선비샘은 가뭄이 심해도 쉼없이

  시원한 물이 흐르고 있다. 

  생전에 갖은 고생과 천대 속에서 화전민으로 살아온 한 노인의 애틋한 소망이 실제로 십여년전

  까지만 해도 실현되고 있었다는데, 그러나 지금은 무덤도 안 보이고 샘도 파이프로 연결해 놓아 

  이 씁쓸한 전설은 잊혀진 얘기로 되어가고 있을 뿐이다.

 

▼선비샘 이정표

 

▼선비샘을 지나 벽소령으로 가는 길목.

 

 

 

 

▼벽소령대피소(1330m)..장터목에서 4시간 55분 소요(중식시간 30분 포함)

  지리산 10경중 하나인 벽소명월로 유명한 곳인데 주변 경관이 운치있게 느껴지는 곳이다. 

 

▼여전히 한곳에 꿋꿋하게 서있는 벽소령의 명물 빨간우체통 앞에서..

 

▼장터목에서 벽소령까지 걸어온 5구간을 뒤돌아보며 의신방향으로 하산을 준비한다.

 

▼화개 쌍계사 윗쪽 대성리 의신마을까지는 6.8km, 그 윗쪽 삼정마을까지는 4.1km,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삼정마을 입구 이정표.. 이곳까지가 오늘의 산행종점이고 버스 진입이 가능한 의신마을까지

  2.7km는 소형 트럭을 이용하여 이동한다.

5구간 지형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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