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봉(문재산)
[미녀봉(문재산)]
○위치 : 경남 거창군 가조면
○산행일시 : 2009. 3. 21. 11:00~15:15
○산행코스 : 음기마을(11:00)-정자나무(11:35)-유방샘(11:50)-숙성산갈림길(12:25)-눈섭바위(12:50)
-유방봉(12:55)-893봉(13:10)-미녀봉 정상(13:30)-893봉(13:50, 중식)-유방샘(14:40)
-정자나무(14:45)-음기마을(15:15)
미녀봉(933m)은 88고속도로 거창휴게소에서 남동쪽으로 바라보면, 아름다운 여인이 머리칼을 늘어뜨리고
반듯이 누워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 산으로 문재산의 한 봉우리지만 오히려 미녀봉으로 더 잘 알려진 산이다.
황강의 지류인 가천을 향해 긴 머리를 풀어 담그고 단아한 이마, 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벌린 입이며 또렷
이 선을 그은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이를 잉태한 듯한 볼록한 배 등의 모습은 여러 개의
산봉들이 이루어 낸 자연의 걸작품이자 조물주의 짖궂은 장난처럼 보인다.
산을 다니다 보면 곳곳에 선바위와 음석, 양석 등 남녀의 거시기를 닮은 바위들을 많이 보지만, 미녀봉처럼
산 전체가 하나의 여체를 닮아 호기심을 자아내는 곳은 거창의 미녀봉 뿐인 것 같다. 미녀의 은밀한 곳에서
솟아나는 양물샘, 유방 밑에서 솟는 유방샘, 목뒤에서 솟아나는 눈물샘이 있는가 하면 계곡 입구의 큰 정자
나무(굴참나무)가 여자의 거시기 부분을 가려준다는 것 하며, 마을 이름도 양기(陽基)와 음기(陰基) 마을이
있다.
미녀봉의 전설은 두 가지 있다.
아득한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류하고 있었는데, 옥황상제가 불쌍히 여겨 도력이 제일인
딸을 지상으로 보내 구하고자 했다. 세상에 내려온 상제의 딸 미녀낭자를 본 장군은 첫 눈에 반해 둘은 사랑
하게 되었다. 그런 딸을 보고 옥황상제가 노해 "너희 둘은 영원히 산으로 화해 누워 있으라" 는 형벌을 내렸다
고 한다. 미녀산과 장군봉은 이렇게 생겨났다.
다른 한 전설은 산 아래 예쁜 처녀가 위독한 어머니 병을 고치기 위해 미녀산에만 있다는 약초를 캐기 위해
다가서자 그곳에 뱀이 물었다. 독으로 그 자리에 처녀가 죽자 이를 가련히 여긴 산신이 죽은 처녀의 모습대로
산을 만든 것이 미녀산이라 한다.
미녀봉의 산행은 가조면 음기마을이나 옛날 석강초등학교가 폐교되어 새롭게 변한 거창예술전문학교에서
시작하면 되는데, 두 곳 모두 정자나무 삼거리에서 만나게 된다. 산행들머리를 음기마을로 정하고 마을입구
교회 옆에 주차를 하고 음기마을 뒷쪽 콘크리트 농로를 따라 올라간다.
농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조그마한 저수지가 있고, 인근이 모두 공동묘지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을 지나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커다란 굴참나무 한그루가 자리잡고 있다. 마을 정자나무다. 이곳에서 유방샘까지는
15분 거리다. 그러나 미녀의 유방에서 흘러 나온다는 유방샘은 바짝 말라있다. 잔뜩 기대를 하고 왔건만...
유방샘에서의 이정표는 좌측으로 미녀봉정상 1.5km가 표시되어 있다. 이 길은 893m봉을 거쳐 정상으로
곧장 가는 길이며, 약 100여m 더 올라가면 또다시 유방봉으로 가는 길과 나뉘는 갈림길이 있다. 그러나
미녀의 머리 부분으로 올라 눈, 코, 입을 지나고 유방봉을 거쳐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유방샘에서 우측
으로 표지기가 달려있는 길로 올라서야 한다.
미녀봉의 머리 부분에 올라서면, 음기마을에서 올라왔던 길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남쪽의 숙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갈림길이 있다. 이곳 머리 부분에는 눈썹바위, 장군이 미녀에게 선물했다는 칼 모양의 바위
가 있다.
미녀봉 산행의 재미는 미녀의 입부분에서 유방봉까지 10여분간 이어지는 굴곡 심한 암릉길이다.
바위 사이사이로 교묘히 길이 열려 아기자기하면서 아름다운 조망으로 신비함마저 감돈다. 유방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아늑하고 평화롭다. 북쪽의 웅장한 비계산과 그 뒷쪽으로 우두산 의상봉, 그리고 우뚝
솟은 장군봉은 미녀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봉우리다. 동쪽으로는 오도산과 두무산, 남쪽으로는 숙성산이
솟아 있어 누워 있는 미녀를 감싸고 있으며, 미녀가 눕기에 부족함이 없는 넓은 가조들은 우리나라 대표적
분지로 알려져 있을 만큼 넓다.
여인네의 가슴에서 내려와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893m봉 조금 못미쳐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고, 편안한
능선 길이 이어진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주위에 잡목이 우거져 있어 별로다. 하산은 오던 길을 돌아 893m봉
갈림길에서 유방샘으로 내려선다. 유방샘까지는 30여분이 걸리며 그 이후는 올라왔던 길을 따라가면 된다.
▼거창휴게소에서 본 미녀봉 전경.. 사진 우측 아래부분이 머리부분이고 황강의 지류인 가천을 향해 아래로
머리를 풀어 담그고 있는 모습이며, 단아한 이마, 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벌린 입이며 또렷이 그은 턱과
목을 거쳐, 사진 중앙에 볼록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이를 잉태한 듯한 볼록한 배(사진 왼쪽) 등의 모습은
여러 개의 산봉들이 이루어 낸 자연의 걸작품인듯 합니다.
▼미녀봉 산행개념도
▼미녀봉 아래에 자리잡은 음기마을과 양기마을.. 음기마을 버스정류소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마을 뒷쪽
끝까지 들어가면 산행들머리가 나옵니다.
▼음기마을 들머리에서 본 미녀봉
▼음기마을에서 35분쯤 들어가면 정자나무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입니다.
▼정자나무(굴참나무)
▼유방샘 갈림길.. 좌측 미녀봉 정상표시는 정상 또는 유방봉으로 바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미녀의 머리부분을 거쳐 유방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미녀의 유방에서 흘러 나온다는 유방샘인데 샘이 말라있네요. 너무 많이 짜내서 말라버렸는지.. 아직
아이를 낳지 않아 나오지가 않는 것인지...
▼유방샘에서 머리부분으로 가는 길은 계단과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로 되어 있지만, 아기자기하면서
재미있는 코스입니다.
▼오르면서 바라 본 유방봉입니다.. 비슷하나요?
▼오른쪽 머리부분에서 왼쪽 유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
▼오른쪽 유방봉에서 아이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 부분의 왼쪽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입니다.
▼미녀의 이마부분입니다.. 숙성산과 미녀봉의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며.. 사진 중앙이 음기, 양기마을이고, 우측 파란색 지붕이 석강리 농공단지입니다.
▼이마부분에서 바라 본 유방봉
▼이마부분에서 바라 본 건너편 합천 오도산 전경
▼눈썹바위와 뒷쪽의 유방봉
▼칼바위
▼유방봉으로 가는 길
▼눈썹바위에서 이마부분을 뒤돌아보니...
▼미녀의 눈썹바위
▼눈썹바위에서 바라 본 유방봉
▼유방봉 갈림길
▼893m봉 갈림길
▼893봉에서 바라 본 비계산(앞쪽), 우두산 의상봉(뒷쪽 중앙)과 미녀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장군봉(뒷쪽 좌측)
▼미녀봉 정상(좌측)과 건너편 오도산 정상부(우측)
▼오도산 전경
▼미녀봉 정상(933m)